지시대로가 아니라, 의도대로 — OpenAI가 모델 규칙을 다시 쓴 이유
2026년 10월 29일, OpenAI가 모델 스펙을 개정했다. 모델 스펙은 OpenAI가 자사 모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공개 문서로 적어 둔 것으로, ChatGPT와 API 모델이 그 대상이다. 이 문서는 2024년부터 공개돼 왔고, 이번 개정은 그 문서를 다섯 가지 가치 중심으로 다시 정리한 것이다. OpenAI가 밝힌 다섯 가지 가치는 인간 의도에 대한 충실성, 해악 최소화, 정직성과 투명성, 인간 행위 주체성 촉진, 배려다. 이 가치들은 새로 발명된 것이 아니라 기존 스펙 곳곳에 이미 반영돼 있던 약속들을 한데 모은 것이라고 OpenAI는 설명했다. 약속을 모은 이유는, 모델이 지시에 적히지 않은 상황을 만났을 때 왜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다섯 가지 중 기초가 되는 것은 인간 의도에 대한 충실성이다. 충실성은 지시를 글자 그대로 따르는 것과 다르다. OpenAI와 개발자, 사용자가 각각 무엇을 의도하고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깊이 이해하고, 그 이해가 불완전할 때는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OpenAI는 사람의 믿음과 가치가 변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적었다. 모델이 사람을 조용히 유도하거나 선택을 대신해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충실성과 함께 명령 체계도 다시 정리됐다. OpenAI가 스펙을 쓰고 경계를 정하고, 개발자가 그 경계 안에서 응용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사용자가 그 안에서 모델에게 일을 맡기는 구조다. 지시가 충돌할 때 어느 지시가 적용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명령 체계의 역할이다. 이번 개정은 이 체계를 충실성 항목 안에 포함시켰다. 새로 추가된 지침도 있다. 대화와 기억, 개인화 같은 맥락을 신중하게 다루는 지침, 인간 행위 주체성을 지원하는 기본값, 관련 사회 규범을 따르는 원칙, 그리고 모델의 행동이 가져오는 부수 효과를 통제하고 소통하는 지침이 확대됐다. OpenAI는 감독에 관한 지침도 추가했다고 밝혔다. 모델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불확실해하는지를 솔직하게 밝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