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교대, 24시간 편의점 — 휴머노이드가 실험실을 나섰다

 


한 주 동안 휴머노이드가 세 번 출근했다. 자동차 공장에서는 8시간 교대를 섰고, 편의점에서는 24시간을 버텼고, 마라톤 코스에서는 교통 정리를 도왔다. 그래서 묻는 사람이 많다. 이제 휴머노이드가 정말 일하기 시작한 것일까. 답은 생각보다 조심스럽다. 세 번의 출근은 모두 시험이었고, 시험은 잘한 부분과 못한 부분을 함께 보여줬기 때문이다. 빠진 숫자까지 함께 본다.

먼저 자동차 공장이다. 11월 3일, 샤오미는 자사 전기차 공장에서 휴머노이드가 일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로봇은 최종 조립 라인에 있는 센터콘솔 사이드커버 분류 작업대에서 부품을 통에서 꺼내 보관 랙의 칸에 넣는 일을 반복한다. 화면에는 누적 작업 시간 표시와 '자율, 100배속' 표시가 있고, 영상의 일부는 최대 100배까지 빠르게 재생된 압축본이다. 샤오미는 이 로봇이 하루치 작업량을 소화했고, 스스로 이상을 감지해 고치고, 생산라인 제어시스템과 연동했다고 밝혔다. 이 설명은 회사 발표다. 샤오미가 직접 확인해 준 사실이 아니라, 샤오미가 그렇게 밝혔다는 뜻이다.

여기서 빠진 숫자가 있다. 8시간 동안 부품을 몇 개 분류했는지, 성공률은 얼마인지, 사람이 몇 번 개입했는지, 배터리는 어떻게 버텼는지 샤오미는 밝히지 않았다. 교체했는지, 충전했는지, 유선으로 연결했는지도 설명이 없다. 이 대목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로봇 영상에서 '자율'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폭이 넓고, 과거에는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하는 로봇이 자율인 것처럼 비친 사례도 있었다. 8시간이라는 시간만으로 생산 준비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간은 버텼지만, 그 시간의 질을 보여주는 숫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맥락은 있다. 샤오미는 올해 들어 공장 시험을 공개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3월에는 베이징 전기차 공장에서 셀프태핑 너트를 조이는 일을 맡겼고, 3시간 동안 90.2%의 성공률을 냈다고 밝혔다. 당시 생산 주기 76초도 맞췄다고 했다. 7월에는 성공률이 98%까지 올랐다고 했고, 더 어려운 작업대 두 곳을 추가했다고 했다. 이번 사이드커버 분류도 그 연장선에 있다. 다만 90.2%와 76초는 3월 시범의 숫자이지, 이번 8시간 교대의 숫자가 아니다. 섞어서 쓰면 안 된다. 또 영상에서는 바퀴 달린 상체 로봇이 다리가 있는 로봇 두 대를 돕는 장면도 나온다. 공장의 평평한 바닥에서는 다리보다 바퀴가 안정적이고 배터리도 더 크게 달 수 있다.

두 번째 출근은 편의점이다. 11월 2일 오전 10시부터 11월 3일 오전 10시까지, 아지봇의 G2 로봇 6대가 상하이 쉬후이구의 운영 중인 편의점에서 24시간 생중계로 일했다. 방송 제목은 'Robots Never Clock Out'이다. 로봇들은 손님 맞이, 진열, 커피와 뜨거운 음식 준비, 쓰레기 치우기를 맡았다. 점심과 저녁, 심야, 아침 준비까지 하루의 네 구간을 모두 거쳤다. 손님이 일부러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설탕 콜라와 무설탕 콜라를 구분하게 하고, 길에 장애물을 놓고, 음식을 집는 도중에 통을 흔들기도 했다.

성적표는 숫자부터 보자. 6대는 모두 1,730건의 일을 처리했다. 손님 응대 683건, 물품 회수·전달 369건, 커피 147잔, 아침식사 주문 126건, 진열·점검 277건, 테이블 정리 128건이다. 합계가 1,730건과 맞는다. 그런데 6대 모두 합격한 것은 아니다. 4대만 평가를 통과했고, 2대는 탈락했다. 청소 로봇은 심야에 쓰레기통이 가득 찬 것을 보고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 가게 밖으로 나갔다가 자리로 돌아오지 못했다. 진열 순찰 로봇은 스스로 살펴보고 채우는 적극성이 부족했고, 매장 물품이 돌아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로봇에게도 수습 평가가 있고, 떨어지는 로봇이 있다는 뜻이다.

이 시험에서 밝히지 않은 것도 있다. 로봇이 중간에 충전했는지, 정비가 필요했는지, 사람이 도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람의 속도와 비용과 비교해도 어떤지도 알 수 없다. 1월에 나온 한 조사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사람 속도의 절반 정도라고 했지만, 이번 시험의 수치는 아니다. 또 G2는 두 다리로 걷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 같은 상체가 바퀴 달린 받침 위에 올라간 형태다. 아지봇은 이번 시험을 끝이 아니라 학습의 재료로 쓴다고 밝혔다. 통과한 로봇이 바로 매장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학습 시스템으로 돌아가 다음 매장과 다음 상황에 쓰인다는 것이다. 로봇이 일한 하루가, 다음 로봇을 가르치는 자료가 되는 셈이다.

세 번째 출근은 마라톤이다. 11월 1일, 항저우 마라톤에서 DEEP Robotics의 항싱 2호가 교통 순찰팀에 합류했다. DR02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로봇으로, 키는 178센티미터, 방진·방수 등급은 IP66, 연산 장치는 275 TOPS다. 황룽 스포츠센터 일대 네 개 지점에서 교차로 감시와 정해진 경로 순찰, 위반 경고, 공공 안내를 맡았다. 이날 마라톤에는 36,000명이 달렸고, 신청자는 30만 명을 넘었다. 로봇은 라이다와 깊이 카메라, 광각 카메라를 함께 써서 길을 살피고, 정해진 몸짓으로 교통 정리를 하면서 안전 안내를 방송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마라톤은 보안 수요가 짧은 시간에 몰리고 반복되는 일이 많아 로봇이 먼저 맡아보기에 좋은 상황이었다.

로봇의 경고는 벌금이나 처분이 아니다. 위반을 얼마나 정확히 찾아냈는지, 몇 건에 개입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복잡한 상황은 사람 경찰이 맡았다. 항싱 2호 혼자 코스 전체를 운영한 것도 아니다. 항싱 2호를 포함한 로봇 순찰팀이 사람 경찰과 함께 일한 형태다. 베이징 사회과학원 연구원 왕펑은 로봇의 진짜 가치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을 보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마라톤 현장은 그 말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정해진 경로를 따라 걷고, 정해진 신호를 보내고, 정해진 말을 반복하는 일은 로봇이 잘할 수 있는 일에 가깝다.

세 장면의 공통점은 이렇다. 반복되고, 시간이 몰리고, 할 일이 분명한 자리에서 휴머노이드가 처음으로 하루를 버텼다. 그런데 '이미 상용 배치 완료'라고 쓰기는 어렵다. 샤오미는 성공률과 개입 횟수를 밝히지 않았고, 아지봇은 충전과 사람 도움을 밝히지 않았고, 항저우는 탐지 정확도를 밝히지 않았다. 세 회사가 보여준 것은 완성이 아니라, 완성을 향해 가는 과정의 한 장면이다. 또 세 장면 모두 사람의 자리를 통째로 가져간 것이 아니다. 공장의 로봇은 한 작업대를 맡았고, 편의점의 로봇은 평가를 받았고, 마라톤의 로봇은 사람 경찰과 함께 섰다. '일자리를 대체했다'고 쓰기에는 아직 이르다. 대체가 아니라, 사람이 하기 번거로운 반복 업무부터 로봇이 맡아보는 단계에 가깝다.

그래서 이번 한 주는 시작점으로 읽는 것이 맞다. 실험실 밖의 하루는 변수가 많다. 쓰레기통이 가득 차고, 진열 속도를 못 따라가고, 배터리가 얼마나 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하루를 버티고 실패를 기록으로 남겨 다음 시험에 반영하는 과정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로봇이 일터에 들어온다는 말은, 로봇이 완벽해졌다는 말이 아니라, 실패하면서 배우기 시작했다는 말에 가깝다. 여러분이라면, 로봇이 맡은 자리에서 가장 먼저 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대조 노트: 이 글의 핵심 사실은 2026년 11월 5일 네 출처를 직접 열어 확인했습니다. 샤오미는 Electrek(2026년 11월 4일)과 Interesting Engineering(2026년 11월 4일), 아지봇은 TechSpot(2026년 11월 4일), 항저우는 피플스데일리 온라인(2026년 11월 2일)입니다. 아지봇 세부 수치 가운데 아침식사 주문 126건, 진열·점검 277건, 테이블 정리 128건은 TechSpot 본문에 없고 TechTimes UK와 tech360.tv 등 복수 보도에서 일치하게 확인했습니다. 아지봇이 해당 내역을 자사 뉴스룸에 직접 공개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함께 밝혀둡니다. 샤오미 '8시간 5분'이라는 표현은 제가 직접 연 두 매체에 없고 '8시간'으로만 적혀 있어 본문은 8시간으로 썼습니다. 샤오미 로봇의 모델명 CyberOne 02도 제가 연 기사에서 확인되지 않아 본문에 쓰지 않았습니다. 샤오미 X 게시물 자체는 직접 열지 못하고 두 매체의 인용 보도로 확인했습니다. 아지봇의 '사람 개입 없음'은 회사 주장이며, TechSpot은 사람 도움 여부를 미공개라고 적었습니다. G2가 바퀴형이라는 점과 Genie Master 학습 체계는 2차 보도 확인입니다. 미공개 항목은 본문에 미공개라고 밝혔고, 이 항목들은 확정 사실로 읽지 말아 주세요.

데이터 출처: Electrek, 'Xiaomi's humanoid robots work a full 8-hour shift in its EV factory'(2026년 11월 4일), https://electrek.co/2026/11/04/xiaomi-humanoid-robot-8-hour-shift-ev-factory/ · Interesting Engineering, 'Xiaomi's humanoid robots take on eight-hour car parts sorting task'(2026년 11월 4일), https://interestingengineering.com/ai-robotics/xiaomi-humanoids-sort-car-parts · TechSpot, 'Six humanoid robots worked a 24-hour shift at a convenience store, but two weren't good enough to keep their jobs'(2026년 11월 4일), https://www.techspot.com/news/114445-six-humanoid-robots-worked-24-hour-shift-convenience.html · TechTimes UK, 아지봇 세부 내역 교차 확인, https://www.techtimes.co.uk/agibot-humanoid-robots-shanghai-store-trial-1809716 · People's Daily Online, 'Humanoid robot traffic police on duty at 2026 Hangzhou Marathon'(2026년 11월 2일), https://peoplesdaily.pdnews.cn/china/er/30053469981

많이 본 글

자기소개 및 블로그 운영방향

양자 컴퓨터와 AGI

AI 발전 속도와 사회적 준비의 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