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매장의 빅맥 가격 차이: 맥도날드 AI 가격 추천 논란
2마일 거리, 1달러 20센트 차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에는 맥도날드 직영점 두 곳이 2마일 남짓 떨어져 마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로이터가 앱으로 확인한 두 매장의 빅맥 가격은 5달러 69센트와 6달러 89센트. 같은 도시, 같은 회사 직영점에서 1달러 20센트, 비율로는 21퍼센트나 차이가 났습니다.
매장마다 가격이 다른 것 자체는 놀랄 일이 아닙니다. 미국 패스트푸드는 오래전부터 지역별로 가격을 달리하는 '존 프라이싱'을 해 왔습니다. 이번에 로이터가 파고든 건 그 가격 뒤에 있는 새로운 주인공, 매장별 가격을 추천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었습니다.
매장마다 '최적 가격'을 계산하는 시스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미국 약 1만 4,000개 매장에서 나오는 하루 수백만 건의 거래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매장별·메뉴별 '최적 가격'을 만들어 냅니다. 이 가격 안내는 1년에 최소 세 차례 매장으로 보내집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가격을 정하는 재료입니다. 시스템은 동네마다 손님이 얼마까지 낼 마음이 있는지, 이른바 '지불 의사'를 추정하고 가격 민감도에 라벨을 붙입니다. 인근 웬디스나 버거킹 같은 경쟁점의 공개 가격도 계산에 들어갑니다.
시스템을 실제로 돌리는 곳은 데이터 분석 회사 타이거 애널리틱스라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전직 직원 두 명이 로이터에 전한 내용으로, 맥도날드는 규칙과 목표를 주고 운영은 맡기는 구조라고 합니다. 맥도날드는 이 부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그 규칙이라는 것도 구체적입니다. 몇 년째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에 인상을 집중하고, 이미 많은 매장에서 올린 품목만 추가로 올리며, 여름철에는 아이스크림과 음료 인상을 피하는 식입니다.
점주 세 명은 로이터에 이 시스템이 도입된 뒤 똑같은 제품의 매장 간 가격 차이가 동네 수준까지 더 벌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경쟁사인 웬디스와 버거킹은 로이터에 "가격 결정에 AI를 쓰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로이터 스스로 분명히 선을 그은 부분이 있습니다. 프레즈노 두 매장의 가격 차이가 이 시스템의 추천 때문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가격 차이와 시스템의 존재는 사실이지만, 둘 사이의 인과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차이 나는 품목이 빅맥만은 아니었습니다. 뉴욕 포스트가 같은 두 매장을 확인해 보니 맥플러리는 4달러 69센트와 5달러 19센트, 맥크리스피는 5달러 99센트와 6달러 49센트로 역시 차이가 났습니다. 포스트가 만난 손님들은 "어디서나 같은 가격인 줄 알았다", "1달러 차이면 차를 몰고 다른 매장에 갈 가치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하는 시대에는 매장 간 가격 차이가 예전보다 훨씬 눈에 잘 띄게 됐습니다.
권고인가, 압박인가
논란의 중심은 가맹점주들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맥도날드 매장의 대부분은 본사가 아니라 독립 사업자인 가맹점주가 운영합니다. 원래 메뉴 가격은 점주가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점주 다섯 명은 추천 가격을 따르라는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추천에서 벗어난 이력이 문서로 기록되고, 추천과 다르게 가면 본사에서 전화가 온다는 겁니다. 올해 1월의 영업 기준에는 승인된 가격 도구와 '건설적으로 관여'하라는 문구까지 들어갔습니다. 오랫동안 점주를 해 온 한 전직 점주는 "이제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반면 강요는 없었다고 말한 점주도 한 명 있었습니다. 그리고 압박의 방향이 늘 가격을 올리는 쪽만은 아니었습니다. 손님을 붙잡기 위해 오히려 값을 내리거나 보수적으로 매기라는 추천도 있었다고 합니다.
점주들의 속사정도 있습니다. 2019년과 비교하면 재료비와 인건비 같은 운영 비용이 36퍼센트쯤 올랐다는 것이 미국 레스토랑 협회의 추정입니다. 그런데 본사는 가맹점 매출의 일정 비율을 가져가는 구조라, 전체 매출을 키우는 쪽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로이터의 분석입니다. 값을 내리면 매출은 늘지 몰라도 남는 건 줄어드는 점주와, 총매출이 중요한 본사 사이의 온도 차가 여기에 있습니다.
경영진의 공개 발언도 이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크리스 켐친스키 CEO는 지난 8월, 회사가 제시한 3달러 미만 메뉴 가이드를 따르지 않은 점주가 전체의 3분의 1쯤 된다며 그들의 실적이 훨씬 부진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업 리뷰 방식이 바뀌면서 경우에 따라 '가격 미준수'가 그 대화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것도 같은 달이었습니다.
회사의 반박: "AI가 빅맥 가격을 정하지 않는다"
맥도날드의 답은 단호합니다. 회사는 이 시스템이 "도구일 뿐, 명령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로이터 보도에 대해서는 "추측에 기반한, 내용을 잘 모르는 보도"라는 취지로 반박했습니다. 대변인은 "AI는 빅맥이나 어떤 메뉴의 가격도 정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10월 2일 추가 성명에서도 골자는 같았습니다. 추천은 구속력이 없고, 최종 가격은 점주가 정하며, 손님 개개인에게 다른 가격을 매기는 개인화 가격 같은 것은 없다는 겁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시스템을 돌리는 쪽은 "추천일 뿐"이라고 하고, 추천을 받는 쪽 일부는 "사실상 따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추천에서 벗어났을 때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더 들여다봐야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건 도구가 아니라 무게감
사실 가격 추천 도구 자체는 새것이 아닙니다. 비슷한 도구는 최소 2019년부터 있었고, 드라이브스루 메뉴를 손님마다 다르게 보여 주는 기술로 알려진 다이나믹 일드 역시 2019년 인수된 회사지만 가격 도구와는 별개였고 2021년에 매각됐습니다.
이번에 달라진 것으로 지목되는 건 세 가지입니다. 손님의 지불 의사를 추정한다는 점, 추천에서 벗어난 기록이 남는다는 점, 그리고 기준 문서에 관여 의무 같은 표현이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가격 포털의 이용 약관도 흥미롭습니다. 약관에는 점주들이 "서로의 경쟁자일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경쟁법을 지키는 것이 각자의 책임이니 필요하면 변호사와 상담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동시에 최종 가격은 항상 점주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고도 적혀 있지요. 전직 FTC 위원이자 경쟁법 전문가인 윌리엄 코바식은 이 경고 문구 자체가 "잠재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회사가 권하면서 리스크는 점주에게 넘기는 구조라는 지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아직 규제 당국의 공식 움직임은 없습니다.
마무리
공교롭게도 맥도날드는 10월 6일부터 11월 1일까지 앱 기반의 대형 프로모션 '모노폴리'를 진행합니다. 백만 달러 상금이 걸린 이 행사로 손님들은 다시 앱을 열게 될 겁니다.
빅맥 가격을 정하는 건 여전히 사람이라고 회사는 말합니다. 그 말이 틀렸다고 단정할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데이터가 쌓일수록 '권고'라는 말의 무게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 이번 논란이 남긴 질문은 아마 그쪽일 겁니다.
데이터 출처: Reuters(2026년 9월 29일 INSIGHT 보도 및 후속 보도), 맥도날드 공식 성명(2026년 10월 2일) 관련 보도, PR Newswire 맥도날드 모노폴리 프로모션 발표(2026년 9월 22일). 프레즈노 매장 간 가격 차이의 원인이 가격 추천 시스템인지는 Reuters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